6월의 드림카드와 자체 피드백

 

전부 역방향이 떠 나를 경악시켰던 6월의 카드들.

20번카드가 6월을 통틀어 나타내는 카드고, 왼쪽의 네장이 각각 1주 ~ 4주까지의 흐름을 나타내는 카드들이였다. 사실 첫 출근부터 삐그덕거리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불안불안하긴 했지만 카드를 뽑을 적에는 괜찮을 줄 알았었지...

1주 (25 doctor_r) 건강의 이상, 내란, 반대, 책망, 훈계.
2주 (74 birds_r) 외향적인, 창조적인, 활기, 생기
3주 (58 sand_r) 고립, 분리, 오만, 외로움
4주 (71 telephone_r) 안심, 성공적인 이동, 매혹적인 제안, 프로포즈

총괄 (20 riding_r) 압박, 억제, 고난, 우울, 의기소침, (열병 초기의) 나른함. 무대책

업무 기록 및 관련 아이디어를 적어둔 노트를 잃어버려서 꼼꼼하게 기록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정말...정말 경악스러울 정도로 어이없는 마인드를 가진 곳이였고, 쉴새없이 말을 바꿔대는 통에 열도 많이 받았던 곳이였다. 게다가 풀타임이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아는 부분에 대해 모르는 사람의 지적을 받자니 시건방도 많이 발휘되긴했을거라 생각한다.

어쨌든 난 무사히 그만뒀고, 그 순간엔 매혹적인 제안도 받았으나 하루도 안돼서 말을 또다시 바꿔댄 두 사람 덕에 마지막까지 스트레스에 쌓여서 퇴근했던 기억이 난다.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긴하지만 시험이라는게 합격을 하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다보니 무대책도 맞고, 일을 그만둔 후 언니 말처럼 긴장이 풀려서였는지 어째서였는지 열도 올라서 고생도 했었고. 우울함과 혈압과...고립도 맞지. 사무실에 혼자 있는 경우도 많았으니까. 열심히라는 보람이 없는 곳이였다. 아침과 저녁, 이 사람과 저 사람, 어제와 오늘 말이 다른데 누가 의욕을 낼 수 있을까.

어쨌든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 곳이고, 주위사람이 간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 기본도, 줏대도 없어서 일하는게 힘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고객을 우롱하면서 잘 되길 바라는 회사는 오래 가질 못한다. 특히 소규모회사가 커가는 와중에 저러고 있으면 더더욱. 말과 행동이 다른 것도 한두번이어야 그러려니 하지. 어쨌든 한달 잘 버텼다, 나. 장하다!

근데 7월 카드도 썩 좋진 않아서 울적하다. 으....ㅠㅠ

120720 오쇼젠, 48, 내맡김

 

오쇼젠, Letting go (내맡김)

 

이 그림에서, 우리는 이른 아침, 이슬 한 방울이 연꽃 잎에서 방금 떨어져, 수면에 물결이 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소중하고, 영롱한 순간이다.

 

여기 이 이슬 방울은 중력에 순종해 미끄러지다가 밑으로 떨어져서, 자신이 지니고 있던 주체성을 잃고, 아래의 드넓은 물과 하나가 되었다. 이 이슬 방울은 떨어지기 전에 알고 있던 세계와 알 수 없는 세계 사이에서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이 카드를 선택한 것은 무엇인가가 끝나고, 완성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당신이 알아차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끝나가는 것이 무엇이든 - 직업이든, 관계이든, 아니면 사랑하는 집이든, 당신을 정의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어떤 것이든 - 그것을 놓을 때이다.

 

어떤 슬픔이라도 허용하라. 그러나 그것을 붙잡으려 하지 말라. 더 큰 어떤 것이, 새로운 차원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당신은 되돌아갈 수 없는 지점을 통과했고, 중력이 당신을 끌어당기고 있다. 그것에 당신을 맡겨라. 해방감을 맛볼 것이다.

Osho The White Lotus, 6장

 

도움말:

 

존재 안에는 우월한 사람도 열등한 사람도 없다. 풀잎도, 거대한 별도, 완전히 동등하다...

 

하지만 인간은 남보다 더 높아지고 싶어하며, 자연을 정복하려 한다. 그 때문에 인간은 계속해서 싸워야 하는 것이다. 온갖 복잡한 문제들이 모두 이 싸움으로부터 비롯된다.

 

순수한 사람이란 싸움을 포기하는 사람이다. 더 이상 높아지는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 더 이상 거짓 연기(演技)를 하는 데 관심이 없는 사람, 자신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순수한 사람이다. 장미꽃과 같이 되는 사람, 연꽃의 이슬 방울과 같이 되는 사람, 불멸의 세계의 일부가 되는 사람, 대양 속에 녹아들어 대양과 하나가 되는 사람, '나'라는 생각이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이 순수한 사람이다. '나'의 사라짐이 순수함이다.

 

출처 : 골든플라워의 오쇼젠 타로 체험하기 페이지 (클릭)


진즉에 끝날거라고 생각했던 방황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 같은 곳을 맴돌고 있는 기분이다.
좋게 생각하면 그만큼 해온 일도 있고, 해봤던 일들도 있으니까 내게 더 잘 맞는 길을 찾기 위한 수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가 거쳐온 길은 내 취향을 확인시켜주기보다는 취향을 넓히는 계기가 되어왔기 때문에 방황의 폭은 넓어질 뿐 좁아지는 것과는 관계가 없어보여 더 힘들기만 하다.

카드를 뽑기 전 생각했던 질문은 나 너무 쉬고 있는게 아닐까.
그에 대한 대답으로 나온 '내맡김'은 이것도 필요한 휴식일지 모른다는 안도감과 내가 너무 좋았던 기억에 사로잡혀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쪽이 아닌 다른 쪽의 길을 택해야하는걸까라는 불안감을 같이 준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니까 잘 하는걸 직업으로 택하고 좋아하는 걸 취미로 하도록 하라는 말과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택해야 그나마 버틸 힘이 생긴다라는 말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서 조언으로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난 언제쯤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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